17년간 식물인간으로 살다가 죽음을 앞둔 엘루아나 엔글라로가 이탈리아를 혼란에 빠뜨린다. 안락사에 대한 법안투표를 앞두고 고심하는 상원의원, 코마에 빠진 딸을 둔 유명 여배우, 자살하려는 마약중독자 여성, 이렇게 세 이야기가 치밀하게 직조되면서 삶의 의미를 묻는다.
이탈리아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의 신작은 고전 동화 를 안락사라는 민감한 문제와 접목시켜 연출한 수작이다. 거장의 지휘하에 절묘한 리듬으로 편집되는 세 개의 독립된 이야기는 안락사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성찰을 도모한다. 영화는 수수께끼 같은 측면이 있어 더욱 빛을 발한다. ‘잠자는 미녀’가 셋 등장하지만 감독이 선택한 한 명만이 잠에서 깨어나게 되는 것이다. 이런 의미에서 영화의 첫 숏은 조심스럽게 열쇠를 제시한다. 2008년 11월 실제 있었던 사건을 토대로 한 영화로, 이자벨 위페르, 토니 세르빌로, 알바 로바허 등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볼 만하다. (이수원_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)